매번 진통제로 넘기는 두통 — 어떤 두통인지부터 나눠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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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약은 늘 가방에 있어요.” 두통으로 내원하시는 분들께 언제부터 아프셨냐고 여쭤보면 “몇 년 됐다”는 답이 가장 많습니다. 그동안 병원에서 검사도 받아 보셨고, 대개 “이상 없다”는 말을 들으셨습니다. 그래서 아플 때마다 약을 한 알 넘기며 지내 오신 것입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은 위험한 병이 없다는 뜻이지 아플 이유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두통은 원인에 따라 아픈 자리도, 대처법도 전혀 다릅니다. 매번 같은 약으로 넘기기 전에 내 두통이 어느 쪽인지부터 나눠 보셔야 합니다.
두통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긴장성 두통은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머리 전체를 띠로 두른 듯 조이고 짓누르는 느낌이 양쪽으로 옵니다. 통증은 은근하게 오래 끌고, 움직인다고 더 심해지지는 않습니다. 오후로 갈수록, 업무가 몰릴수록 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편두통은 양상이 다릅니다. 한쪽 관자놀이나 눈 뒤가 맥박 뛰듯 욱신거리고, 심하면 속이 메스껍고 토하기도 합니다. 빛과 소리가 유난히 거슬려 어두운 방에 눕고 싶어집니다. 계단을 오르거나 고개를 숙이면 더 심해지고,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이어집니다.
경추성 두통은 목에서 올라오는 두통입니다. 뒷목과 어깨가 뻣뻣한 상태로 시작해 뒷머리를 타고 정수리나 눈 쪽까지 통증이 뻗칩니다. 대개 한쪽이고, 고개를 오래 숙이거나 특정 자세를 취하면 재현됩니다. 목을 만졌을 때 유난히 아픈 지점이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나눠 보는 기준
진료실에서 제가 여쭤보는 순서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아래 네 가지만 떠올려 보셔도 대략 갈립니다.
- 어디가 아픈가 — 양쪽 전체면 긴장성, 한쪽 관자놀이나 눈 뒤면 편두통, 뒷목에서 뒷머리로 올라오면 경추성 쪽입니다.
- 어떻게 아픈가 — 조이고 짓누르면 긴장성, 맥박처럼 욱신거리면 편두통, 뻣뻣하게 당기면 경추성입니다.
- 같이 오는 증상이 있는가 — 메스꺼움, 빛·소리 거슬림, 눈앞이 번쩍이는 조짐이 있으면 편두통 쪽으로 기웁니다.
- 무엇을 하면 심해지는가 — 움직이면 더 아프면 편두통, 오래 앉아 일하면 심해지면 긴장성이나 경추성입니다.
한 사람에게 두 가지가 겹쳐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목이 굳어 시작된 두통이 편두통을 자꾸 불러오는 식입니다. 그래서 나누는 목적은 이름을 붙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먼저 손댈 곳을 정하는 데 있습니다.
진통제를 한 달에 며칠 드시나요
이 질문은 꼭 드립니다. 두통 자체보다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진통제를 자주 쓰면 뇌가 통증에 더 민감해져 오히려 두통이 잦아집니다. 이것을 약물과용두통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단순 진통제는 한 달에 15일 이상, 카페인이 섞인 복합 진통제나 편두통 전문 약은 한 달에 10일 이상을 석 달 넘게 쓰면 이 상태로 봅니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두통 양상이 바뀝니다. 아침에 눈뜨면서부터 머리가 무겁고, 약을 먹으면 잠깐 가라앉았다가 몇 시간 뒤 다시 올라옵니다. 약을 늘려도 예전만큼 듣지 않습니다. 한 달에 열흘 넘게 두통약을 드시고 있다면, 그 자체가 진료를 받아야 할 이유입니다. 이때는 약을 줄이는 과정을 계획해서 밟아야 하지, 혼자 갑자기 끊으면 며칠간 더 심한 두통이 옵니다.

이런 두통은 치료보다 검사가 먼저입니다
대부분의 두통은 위험한 병이 아닙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침이나 한약보다 영상 검사를 포함한 진료가 먼저입니다. 저희도 이런 경우에는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검사를 권해 드립니다.
- 지금까지 겪어 본 적 없는 강도의 두통이 몇 초 만에 최고조로 올라온 경우
-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시야가 이상하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
- 열이 나면서 목이 뻣뻣하게 굳는 경우
- 50세 이후에 처음 시작된 두통
- 기침을 하거나 힘을 줄 때, 자세를 바꿀 때 확 심해지는 두통
- 몇 주에 걸쳐 점점 심해지는 양상
- 암 치료 이력이나 면역 저하 상태, 최근 머리를 부딪친 뒤 시작된 두통
“이상 없다”는 검사 결과를 이미 받으셨다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검사 결과지를 가지고 오시면 진료에 그대로 반영합니다.
저희는 이렇게 봅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통증 클리닉에서는 두통을 목·어깨와 함께 봅니다. 뒷목과 어깨 근육이 굳어 뇌로 가는 혈류와 신경을 압박하면,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어도 머리는 계속 아프기 때문입니다. 자고 일어나 목이 안 돌아가는 ‘담’이 반복되는 분께 두통이 함께 오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초음파로 확인합니다. 미국 근골격계 초음파 자격(RMSK)을 가진 원장이 목과 어깨 근육의 굳은 정도와 압통점 위치를 직접 보면서 확인합니다. 짐작으로 놓는 것과 보면서 놓는 약침은 다릅니다.
침·약침으로 목의 긴장을 풉니다. 뒷목과 승모근, 후두부 근육의 뭉친 지점을 풀어 주면 경추성 두통은 비교적 빠르게 반응합니다. 목뼈 정렬이 틀어져 같은 근육에 계속 부담이 실리는 경우에는 추나요법을 함께 씁니다.
한약은 열의 방향을 바꿉니다. 두통이 잦은 분들은 위로는 열이 뜨는데 배와 손발은 차가운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로 몰린 열을 내리고 순환을 틔우는 방향으로 처방하며, 소화가 나쁘면서 어지럼이 함께 오는 분은 담음을 정리하는 쪽으로 구성을 달리합니다.

여름에 두통이 잦아지는 이유
이맘때 두통으로 오시는 분이 늘어납니다. 이유는 대개 세 가지입니다.
첫째, 냉방 온도차입니다. 바깥 더위와 실내 찬 공기를 오가면 혈관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고, 목덜미에 직접 닿는 찬 바람은 근육을 굳게 만듭니다. 에어컨 바람이 목뒤로 바로 떨어지는 자리라면 방향만 돌려도 다릅니다.
둘째, 탈수입니다. 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이 늘었는데 마시는 양은 그대로면 두통이 잦아집니다. 커피와 술은 오히려 수분을 더 내보냅니다.
셋째, 잠입니다. 열대야에 잠을 설치면 그다음 날 두통이 따라옵니다. 두통이 잦아진 시점과 잠이 얕아진 시점이 겹친다면 잠부터 손대는 편이 빠릅니다.
몇 년째 같은 두통이라면
두통은 참고 지낼 수 있는 통증이라 오래 끌기 쉽습니다. 그런데 진통제로 눌러 둔 통증이 자꾸 돌아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고, 그 상태로 몇 년이 지나면 약이 듣는 범위 자체가 줄어듭니다.
저희 경희미르애한의원은 두통의 유형을 먼저 나누고, 목과 어깨의 상태를 초음파로 확인한 뒤 침·약침·추나와 한약을 상태에 맞게 묶어 치료합니다. 검사가 먼저 필요한 두통이라면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평일 저녁 7시 30분까지 진료하니 향동·덕은지구 주민 분들과 상암·수색 방면 직장인 분들은 퇴근 후에도 들르실 수 있습니다.
가방에 늘 두통약을 넣고 다니신 지 오래되셨다면, 이번에는 약을 채우는 대신 원인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고양향동점 (향동 스타벅스 건물 2층)
평일 09:00 - 19:30 · 토요일 09:00 - 14:00 · 일요일/공휴일 휴진
전화 02-6954-7789 · 진료 예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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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한방 의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증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한의사의 대면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