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하고 나서 자꾸 아픈 아이 — 방학에 흐트러진 리듬부터 봅니다
“방학 때는 멀쩡했는데 개학하고 나서 계속 골골해요.”
9월에 아이를 데리고 오시는 보호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감기가 낫는가 싶으면 다시 걸리고, 아침에는 배가 아프다며 밥을 안 먹고, 저녁에는 피곤하다면서 정작 잠은 늦게 듭니다.
아이가 갑자기 약해진 것이 아닙니다. 대개는 방학 동안 느슨해진 리듬이 개학이라는 일정과 부딪히면서 생기는 일이고, 그래서 손대야 할 곳도 약보다 리듬이 먼저인 경우가 많습니다.
개학 후 한 달이 유독 힘든 이유
잠자는 시간이 뒤로 밀려 있습니다. 방학 동안 한두 시간씩 늦어진 취침 시간은 개학했다고 저절로 당겨지지 않습니다. 등교 시간만 앞당겨지니 결과적으로 수면 시간이 짧아집니다. 잠이 모자란 아이는 면역도 약해지고 아침 식욕도 떨어집니다.
아침을 거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늦게 일어나 시간이 없고, 입맛도 없습니다. 빈속으로 등교해 점심에 몰아 먹으면 오후에 처지고, 저녁에는 허기져 늦게까지 먹습니다. 하루 리듬이 통째로 뒤로 밀립니다.
단체생활과 환절기가 겹칩니다. 9월은 아침저녁 기온차가 커지는 시기입니다. 여기에 교실에서 하루 종일 붙어 지내는 환경이 더해지면 감기가 돌기 좋습니다. 방학 동안 또래와 접촉이 적었던 아이일수록 개학 직후 한 달간 잔병치레가 잦습니다.
긴장도 몸으로 나옵니다. 새 학기, 새 반, 새 친구는 아이에게 작지 않은 일입니다. 아이들은 이 긴장을 말로 표현하기보다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는 몸의 증상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보다 먼저 되돌릴 세 가지
첫째, 잠자는 시간을 2주에 걸쳐 당깁니다. 하루아침에 한 시간을 당기면 누워서 잠들지 못해 오히려 더 늦어집니다. 사나흘 간격으로 15분씩 앞당기는 편이 잘 됩니다. 초등학생은 911시간, 중학생은 810시간을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자기 전 한 시간은 화면을 끄는 것이 이 중에 가장 크게 작용합니다.
둘째, 아침은 양보다 거르지 않는 쪽으로. 밥 한 공기를 다 먹이려다 실랑이가 되면 아침 자체가 무너집니다. 우유에 밥 조금, 계란 하나, 바나나 한 개라도 무언가를 넣고 나가는 것이 낫습니다. 아침을 먹기 시작하면 저녁 늦은 시간의 군것질이 자연히 줄어듭니다.
셋째, 저녁에 몸을 움직입니다. 하교 후 앉아 지내는 시간이 길면 밤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30분 정도 밖에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잠드는 시간이 앞당겨집니다.
이 세 가지를 2주쯤 지키면 대부분의 아이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래도 계속 처지고 자주 아프다면, 그때는 몸 상태를 따로 봐야 하는 경우입니다.

“배가 아프다”는 말, 어디까지 지켜볼까
등교 무렵에만 배가 아프고 학교에 가거나 주말이 되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꾀병으로 보기 쉽지만 아이는 실제로 아픕니다. 긴장이 위장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아이에게 흔한 일입니다. 이런 경우는 리듬을 잡고 아이의 부담을 덜어 주면 대개 좋아집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지켜볼 일이 아니라 확인이 먼저입니다.
- 밤에 자다가 깰 정도로 아프다
- 배꼽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 특히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
- 체중이 줄거나 키가 자라지 않는다
- 변에 피가 섞이거나 검은 변을 본다
- 열이 함께 나거나 구토가 반복된다
- 관절이 아프거나 원인 없는 발진이 함께 있다
이런 신호 없이 아침마다 반복되는 복통이라면, 검사를 늘리기보다 생활과 마음 쪽을 함께 보는 편이 빠릅니다.
2학기는 성장에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키는 잠과 식사, 활동에서 나옵니다. 개학 후 리듬이 흐트러진 채로 한 학기를 보내면 그 시기의 성장분을 그대로 놓칩니다. 특히 초등 고학년부터는 성장 속도가 언제 빨라지고 언제 멈추는지를 함께 봐야 하고, 또래보다 부쩍 큰 아이라면 사춘기가 일찍 오고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의원에서는 아이의 소화력과 수면, 활동량, 최근 1년간의 성장 속도를 함께 확인합니다. 잘 먹지 못하는 아이인지, 먹어도 힘이 안 되는 아이인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한약이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해서 말씀드리며, 어떤 신호일 때 한약을 고려하는지는 소아보약은 언제 먹이나요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향동·덕은·상암에서 오시는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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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하고 한 달이 지나도 아이가 계속 처져 있다면, 리듬 문제인지 몸 상태 문제인지부터 나눠 보셔야 합니다. 어느 쪽인지 함께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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