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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단 속 사향·목향·침향,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칼럼 2026년 8월 4일

공진단 속 사향·목향·침향,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배재우
의료 감수 배재우 대표원장

"공진단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라던데요." 상담 중에 종종 듣는 말씀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공진단은 녹용·당귀·산수유라는 뼈대는 같지만, 여기에 더하는 향이 강한 약재 하나가 무엇이냐에 따라 이름도 가격도 달라집니다. 그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사향, 침향, 목향입니다. 오늘은 이 세 약재가 각각 무엇이고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 드립니다.

공진단에서 이 한 가지가 차지하는 자리

먼저 짚어 둘 것이 있습니다. 세 약재는 공진단에서 양으로 보면 가장 적게 들어가는 재료입니다.

한 연구에 실린 공진단 조성을 보면, 환 하나(3.75g) 기준으로 산수유·당귀·인삼·녹용이 각각 444.4mg씩 들어가는 데 비해 사향은 74mg으로 전체의 2%가 채 되지 않습니다(Lee JS 외, PLoS ONE, 2016). 그럼에도 가격 차이를 만들고 처방 이름을 좌우하는 것이 이 2%입니다.

한의학에서 이 자리에 오는 약재들은 공통적으로 맛이 맵고 성질이 따뜻해, 기운을 움직이고 막힌 것을 뚫는 역할을 맡습니다. 아무리 좋은 보약재를 넣어도 몸이 그것을 실어 나르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보(補)하는 약재들이 제자리로 가도록 길을 여는 셈입니다. 세 약재가 서로 자리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이 역할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사향 — 가장 귀하고, 가장 구하기 어렵습니다

사향은 수컷 사향노루의 향낭에서 얻는 동물성 약재입니다. 주된 성분은 무스콘(muscone)으로, 항염·신경보호·항산화 작용에 대한 연구가 보고되어 있습니다(Liu K 외, Chinese Medicine, 2021).

사향이 비싼 이유는 단순히 수요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국제적으로 거래가 규제되는 약재이기 때문입니다. 사향노루는 1979년부터 멸종위기종 국제거래협약(CITES)의 규제 대상에 올랐습니다. 히말라야 지역 국가에 서식하는 개체군은 부속서 I로 지정되어 야생 개체에서 얻은 사향의 상업적 국제거래가 금지되고, 그 밖의 사향노루는 부속서 II로 지정되어 수출국의 허가 아래 엄격히 감시받으며 거래됩니다(TRAFFIC Europe, 1999). 같은 리뷰 논문은 사향노루 일곱 종 가운데 여섯 종이 멸종위기 상태이며, 중국의 사향노루 개체수가 1950년대 약 250만 마리에서 20세기 말 10만 마리 미만으로 줄었다고 보고합니다.

즉 사향의 가격은 약효의 등급표가 아니라 희소성과 국제 규제가 만든 값입니다. 이 점을 알고 계셔야 "비싼 것이 무조건 내 몸에 더 맞다"는 오해에 빠지지 않습니다.

흰 접시에 수북이 담긴 검은 수지층의 침향 목편과 짙은 원목 위에 흩어진 조각들 — 고양 향동 경희미르애한의원 공진단 약재 침향

침향 — 나무가 상처를 견디며 만든 수지

침향은 아퀼라리아(Aquilaria) 나무가 상처나 곰팡이 감염에 반응해 만들어 낸 수지가 굳은 부분입니다. 나무 전체가 침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견딘 자리에만 검고 무거운 수지층이 생깁니다. 물에 가라앉을 만큼 무겁다 하여 침향(沈香)이라 부릅니다.

전통적으로는 통증과 염증, 소화기 증상에 쓰였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용도로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분으로는 세스퀴테르펜과 크로몬 계열이 확인되었고 항염·항산화 등의 활성이 보고되어 있습니다(Hashim YZH 외,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016). 다만 최근 리뷰 논문들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침향 역시 국제 규제 대상입니다. 아퀼라리아 속 전체가 2004년부터 CITES 부속서 II에 올라 있어, 국제거래에 수출국의 허가가 필요합니다(ITTO, 2022). 침향이 사향 다음으로 값이 나가는 이유입니다.

목향 — 뿌리에서 얻고, 국내에서 재배할 수 있습니다

목향은 국화과 식물의 뿌리를 말린 약재입니다. 셋 중 유일하게 식물의 뿌리에서 얻으며, 국내에서 재배가 가능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주요 성분인 코스투놀라이드(costunolide)와 데하이드로코스투스 락톤에 대해서는 위장관 운동을 돕고 염증 관련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작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Chen J 외, Frontiers in Pharmacology, 2025). 전통적으로도 목향은 소화기 쪽에 강점이 있는 약재로 쓰였습니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거나, 신경을 쓰면 명치가 답답해지는 분들에게 오래 활용되어 온 재료입니다.

세 약재가 같은 역할을 나눠 맡는다고 해도, 잘하는 영역까지 똑같지는 않습니다. 소화기 쪽 부담이 함께 있는 분이라면 목향이 들어간 구성이 오히려 잘 맞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목향이라고 해서 아무 데서나 캐 오는 흔한 풀은 아닙니다.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야생 목향은 남획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상태입니다(Kuniyal CP 외, Journal of Threatened Taxa, 2019). 그래서 지금 약재로 쓰이는 목향은 대부분 재배한 것이고, 저희가 국산 친환경 재배 목향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야생 자원에 기대지 않으면서 품질과 공급을 함께 관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약장 앞 작업대에 놓인 뿌리 약재 바구니와 놋쇠 손저울, 분동, 돌절구 — 미르애 공진단 약재 계량

바꿔 쓰는 것은 근거가 있는 일인가

여기서 솔직하게 말씀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한의학 고문헌을 검토한 연구에서는 세 약재가 모두 맵고 따뜻한 성질을 지녀 기운을 움직이는 작용이 비슷하며, 옛 문헌에도 사향 대신 침향을 넣은 공진단 처방례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이민석 외, 대한한의학방제학회지, 2015). 다른 처방에서 사향 자리에 목향이 쓰인 예도 함께 보고되어 있습니다. 즉 대체는 최근에 비용 때문에 생긴 편법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있어 온 방식입니다.

다만 이는 문헌을 정리한 연구이지, 세 가지를 각각 복용시켜 효과를 비교한 임상연구가 아닙니다. 저희가 확인한 범위에서 사향 공진단과 침향·목향 공진단을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은 아직 없습니다. "어느 쪽이 몇 퍼센트 더 낫다"고 말할 수 있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단정하는 설명을 보신다면 근거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진단 자체에 대한 연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만성피로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 공진단 복용군은 삶의 질 지표 일부에서 개선을 보였고 4주 복용 중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Choi JY 외,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2024). 수면을 4시간으로 제한해 피로를 유발한 교차설계 연구에서는 활성산소가 유의하게 줄고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개선되었습니다(Son MJ 외, Frontiers in Pharmacology, 2018). 다만 후자는 참가자가 23명으로 적고 일부 지표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아, 연구자들도 더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미르애 공진단이 목향을 택한 이유

저희가 만드는 미르애 공진단은 사향 자리에 국산 친환경 목향을 씁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공진단은 한두 알 먹고 끝나는 약이 아닙니다. 소모가 큰 시기에 일정 기간 꾸준히 드셔야 제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한 알의 재료값보다 끝까지 드실 수 있는 구성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목향은 공급이 안정적이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에도 유리합니다.

물론 전통 방식 그대로의 사향 공진단도 주문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분은 상담 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어느 쪽이든 저희는 약재를 직접 고르고 손질해 완성까지 직접 만듭니다. 만들어지는 과정은 지난 칼럼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흰색 니트릴 장갑을 낀 손으로 공진단 환에 금박을 입히는 모습과 완성된 금박 환이 담긴 나무 트레이 — 직접 만드는 미르애 공진단

무엇이 들어갔는지보다 먼저 볼 것

세 약재의 차이를 길게 설명드렸지만, 상담에서 저희가 먼저 확인하는 것은 재료가 아니라 지금 몸 상태입니다. 공진단이 힘을 내는 때는 몸의 소모가 회복보다 클 때 — 큰 병치레나 수술 뒤, 길게 이어진 과로, 기력이 떨어진 부모님의 회복기입니다. 반대로 소화가 약해 무거운 약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순서를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경희미르애한의원은 복용 전 진료로 체질과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지금 필요한 구성과 복용 시점·기간까지 함께 안내드립니다. 몰아 자도 풀리지 않는 피로나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기력 때문에 고민이셨다면, 미루지 말고 바로 내원해 상태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 Lee JS, Hong SS, Kim HG, et al. Gongjin-Dan Enhances Hippocampal Memory in a Mouse Model of Scopolamine-Induced Amnesia. PLoS ONE. 2016;11(8):e0159823.
  • Liu K, Xie L, Deng M, Zhang X, Luo J, Li X. Zoology, chemical composition, pharmacology, quality control and future perspective of Musk (Moschus): a review. Chin Med. 2021;16(1):46.
  • Homes V. On the Scent: Conserving Musk Deer — The Uses of Musk and Europe's Role in its Trade. TRAFFIC Europe, Brussels; 1999.
  • Hashim YZH, Kerr PG, Abbas P, Mohd Salleh H. Aquilaria spp. (agarwood) as source of health beneficial compounds: A review of traditional use, phytochemistry and pharmacology. J Ethnopharmacol. 2016;189:331-360.
  • International Tropical Timber Organization. CITES COP examines agarwood after release of ITTO–CITES report. 2022.
  • Chen J, Zhao Z, Lin L, et al. Aucklandia lappa Decne.: a review of its botany, cultivation, ethnopharmacology, phytochemistry, pharmacology, and practical applications. Front Pharmacol. 2025;16:1659831.
  • Kuniyal CP, Heinen JT, Negi BS, Kaim JC. Is cultivation of Saussurea costus (Asterales: Asteraceae) sustaining its conservation? J Threat Taxa. 2019;11(13):14745-14752.
  • 이민석, 이종훈, 윤태관, 이장천, 이부균. 공진단의 사향 대용 침향·목향에 관한 고문헌적 고찰. 대한한의학방제학회지. 2015;23(2):235-243.
  • Choi JY, Choi B, Kwon O, et al. Efficacy and safety of herbal medicine Gongjin-Dan and Ssanghwa-Tang in patients with chronic fatigue: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clinical trial. Integr Med Res. 2024;13(1):101025.
  • Son MJ, Im HJ, Ku B, et al. An Herbal Drug, Gongjin-dan, Ameliorates Acute Fatigue Caused by Short-Term Sleep-Deprivation: A Randomized, Double-Blinded, Placebo-Controlled, Crossover Clinical Trial. Front Pharmacol. 2018;9: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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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한방 의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증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한의사의 대면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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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우

배재우 대표원장

RMSK 초음파 기반 정밀 평가로 통증의 원인을 짚고, 약침·추나·한약을 병행해 통증부터 재발 방지까지 단계적으로 관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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